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원지사는 사업요청 즉각 불허하라”

저물어 가는 듯했던 제주도 중산간 난개발의 어두운 역사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곶자왈 지대에 위치한 신화련 금수산장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이 제주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지하수 1,2등급에 해당하는 도내 30여개 골프장 위에 대규모 숙박시설과 카지노 시설들이 합법적으로 들어설  수 있는 비상구가 열렸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20일 제35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환경도시위원회에서 원안 통과한 '신화련 금수산장 관광단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동의안'을 상정해 가결 처리했다. 재석의원 31명 중 찬성 16명, 반대 8명, 기권 7표로 민주당의 몇몇 의원들이 합세하면서 가결 처리됐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0일 긴급 성명을 내고 원희룡지사는 사업요청을 즉각 불허하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제10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와 환경도시위원회는 여야 할 것 없이 공공의 도민복리와 환경을 외면한 도의회와 상임위로 기록될 것”이라며 “도민들로부터 냉정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또 “원희룡지사는 ‘기존 골프장을 숙박시설로 용도 변경하려는 사항 또는 골프장 주변의 토지를 매입해 숙박시설을 확대하려는 계획 등의 숙박시설 확대 관광개발사업은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었다”며 “따라서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 사업은 원희룡도지사가 취임 초기 밝힌 대규모 투자 사업에 따른 기본방침에도 정면으로 어긋나는 사업”이라고 힐난했다. 

특히 “지난 2015년 9월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의 사전입지검토 자문회의 결과 사업대상지역이 중산간지역이고, 대상지 내 지하수 1등급과 인근에 곶자왈과 오름 등이 산재해 있고 한경안덕곶자왈 일부가 포함돼 있어 입지 타당성을 검토할 것을 권고했던 사업이지만 도시·건축심의와 경관심의, 환경영향평가심의를 모두 통과했다”며 “사실상 제주도정과 원지사의 사업 불허 의지가 없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며 도의회 역시 여야를 막론하고 자신들의 책무를 유기했다. 제주도는 이미 ‘다른 골프장 업체가 유사한 방법으로 사업허가를 요구한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답한 적이 있어 향후 중산간 난개발의 엄청난 후폭풍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 사업은 이미 과잉 공급되는 숙박시설의 난립으로 인해 기존 영세한 숙박업계의 경영난을 가속화함은 물론 중산간 지하수 오염 및 곶자왈 복원 불능의 ‘돌아올 수 없는 강’이 될 것”이라며 “또한 향후 중산간에 위치한 30여개의 골프장 중 일부를 어떤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복원시킬 것인가의 공론화 절차를 철저히 봉쇄하는 방패막이 될 것”이라고 단정했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결론은 하나다. 최종 인허가 권한을 갖고 있는 원희룡지사는 신화련 금수산장 사업에 대해 사업승인요청을 불허해야 한다”며 “동시에 장기적으로 중산간 골프장들에 대한 자연친화적인 용도변경과 복원계획 등을 위해 도민공론화 과정을 밟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향후 30년 장기마스터플랜을 도민들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새롭게 세우고 난개발의 상징인 중산간 골프장과 대형 숙박시설들에 대한 총체적인 미래 청사진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좋은 싫든 이제 제주도 중산간의 운명이 원희룡지사의 손에 달려 있다. 원지사의 결단을 촉구한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한 목소리로 단호하게 요구한다.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사업 신청을 즉각 불허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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