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IN 제주]김효 제주대 GIS센터 선임연구원
“어렵고 힘들던 삶도 시간 지나보면 사소한 것”

제주인 뉴스는 ‘음지에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분야에서 장인 정신을 갖고 활동을 하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제주인을 만나보는 시간을 갖는다.

진정한 제주인은 어떤 사람인지 이 기회를 통해 음미해보면 살아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 기대해본다. 가슴에 품은 그러한 희망과 꿈을 버리지 않았기에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한 김효(49) 제주대학교 GIS 센터 선임연구원을 만나 그녀의 인생 스토리를 접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길을 가다 문득 고개 들어 보면 놀라기만 한다. 그렇게 벌거숭이 나무들이 방울방울 잎사귀들이 돋아나고 꽃망울이 터져 나오는 것을 보고 겨울이란 시련 뒤에 오는 봄의 아름다움은 찬란하기만 하다고 연발 감탄을 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들의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가슴에 품었던 꿈과 희망이 어느 순간 사라지고 세상에 대한 미련이 차츰 없어질 때 고된 시련과의 싸움에서 늘 아프기만 하면 희망이란 것은 점점 희미해지기만 할 것이다.

햇살이 한가한 오후 관음사 종교·문화·웰니스관광 컨텐츠 개발 회의를 마치고 나온 김효 연구원을 제주 관음사내 위치한 찻집에서 만났다.

#1.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본인(가족 등)을 소개해주신다면?

-. “아버님, 어머님 그리고 2남 3녀의 장녀로 집 한 칸, 밭 한 평 없는 어려운 집 장녀로 태어났어요.

장녀의 수고를 덜어주려 삼신(三神)할마님은 5분 차이로 쌍둥이 여동생을 점지해줘서 어려운 가정에서의 크고 작은 일들을 나누었던 것 같아요.

(제주도 말로) 글갱이 들렁 알동산 웃동산 솔닢 걷엉 보달쳥 오곡, 굴묵 짓고, 불솜앙 밥허곡, 밧디 갓당 올 어멍 싯을 물 데우곡, 마께질 팡팡 걸레 뽈앙 방 다끄고, 아시들 거염하던 그 시절 가난한 시골 아이들이 짐을 함께 나누는 각별한 피붙이인 쌍둥이 동생이 그때나 지금에나 열심히 함께하고 있어요 (웃음).

그러다 열심히 싸우기도 하며 지내요. 제가 가는 길이라면 열열 지지자이기도하고 때로는 저에 대한 염려와 걱정이 앞서 의견 반대로 나를 쓰러뜨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동생은 제가 걸어가는 삶의 길목에 큰 버팀목이 되고 있지요“

#.현재 직업을 갖게 된 이유는?

-. “어려운 집안에서 장녀가 대학진학이란 꿈을 꿀 수조차 없어 친구들이 대입을 치룰 즈음 절친 앞에서 온몸이 마비가 올만큼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포기한 대학이지만 살다보니 배움에 대한 빈곤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심장 속 어느 귀퉁이에 두고 있었는지 생의 우여곡절 끝에 만학도의 길을 선택하고 가슴속에 꿈틀대던 배움의 길에 내딛었죠.

결국, 그 첫발자국은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이었죠. 남들보다 13년 늦게 시작하는 길,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속에 제주한라대, 제주대학교, 중앙대학교에 이어 굴곡진 학문과의 인연은 다시 제주대학교 박사과정(관광개발학과)에까지 이어졌고 훌륭하신 지도교수님과의 인연으로 GIS센터에서 자리를 틀게 됐지요.

#. 현재 직업은 어떤 직업이라 생각하나요?

-. “GIS는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의 준말로 지리정보시스템이라 부르며 지리정보체계라고도 합니다.

영어에서 Geo는 땅을 뜻한다는 의미로 Geo-graphic은 땅을 그래픽으로 시각화했다는 뜻이죠. GIS는 지리공간상의 각종 자연물과 인공물에 대해 설명해주는 속성 정보와 위치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여 각종 계획수립과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종합정보시스템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1994년 서울 아현동 가스폭발사고와 1995년 대구지하철 가스폭발을 계기로 GIS가 우리사회에 핵심 인프라로 급부상하였습니다. 눈에 안보이는 지리(공간)정보에 대한 무지는 이렇듯 대재앙을 만들어 낼 수 있어 재앙을 막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했어요.

지리정보는 21세기 트렌드라 할 수 있는 융복합의 기본 자원(resource)이 되고 있으며 GIS는 최근 스마트 환경과 관련된 산업과 관광산업 등 4차 산업 혁명의 숨은 동력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전략과 산업개발에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로 생각합니다.

저희 연구센터는 현실적으로 대규모 산업 및 연구보다 제주현실에 맞는 1차 산업과 관광 관련 연구에 깊은 관심과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제주사회에 많은 이슈가 되는 대부분의 사업들 역시 제주 전역에 설정되어 있는 GIS보전관리 등급으로 개발이 유무가 결정되고 개발 규모와 사업이 허용되고 있습니다.

#. 지금 하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 “저는 제주대학교 GIS센터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훌륭하신 교수님들과 동료 연구원님들과 함께 제주지역사회와 관련된 연구들과 의뢰 요청된 다양한 연구과제들을 수행하고 있어요.

또한 제주대학교 관광개발학과와 국제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서 생태관광 의료관광 관광상품개발 등 학문적 이론과 더불어 제주관광과 무관하지 않은 제주현안에 대한 제주 청년들이 바라보는 문제점과 제주가 나아가야할 방향들을 함께 고민하면서 즐겁게 강의를 하고 있지요.

#. 일을 하며 가장 행복하거나 보람됐던 기억이 무엇인가요?

-.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관광개발이란 학문은 사회과학분야이자 제주에서는 더욱 더 유용한 학문으로 현실적 접근 및 활용도가 높은 분야입니다. 이러한 분야에서 학생들과의 만남이 시작 될 신학기가 되면 설렘과 기대가 커지고 학생들과 함께 할 때 행복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연구 분야 또한 관광1번지인 제주 관광과 밀접한 부분들이 주를 이루다보니 연구 과제를 수행한다기보다는 깊이 있는 공부를 하는 것 같아 연구과정에서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무거움, 버거움, 어려움들이 눈 녹듯이 사라져 뿌듯함으로 마음을 채우게 됩니다.

#. 휴무거나 휴일 등 기타 시간에 취미활동은 무엇인가요.

-. 좀 우스운 이야기지만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편하고 좋아 유쾌하게 연구실로 출근을 하지요.

연구실에 있으면 뒤로 미뤘던 책도 보고 북적이던 캠퍼스의 고즈넉함을 만끽하다 지인들과 차담도 나누기도 합니다. 그런데 돌이켜 보니 온전한 휴무나 휴일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요.

학교생활 외에 활동하는 단체들 행사가 많이 있는데 모교인 제주고 총동문회를 비롯하여 제주 백혈병소아암협회, 제주사랑청년연합회, 제주시바르게살기협의회 등 활동하기도 하고 간혹 승마와 같은 사치스런 휴무를 즐기기도 합니다.(후후)

#. 요즘 청년실업이 화두인 데 제주 젊은이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 제주도 고용률은 71.3%로, 청년 고용률은 48.0%로, 실업률 (낮은 순) 1.5% 전국 1위, 그리고 경제성장률은 2011년부터 5%대를 유지하다 2016년 처음으로 6%대로 진입했지요.

제주 청년들이 취업은 그나마 타 지역보다 호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아끼는 제자가 육지로 취업 준비를 몇 차례 시도하다 던진 말이 있는데 “교수님, 육지는 괴물들이 많습니다.” 하기에 무슨 말인지 처음엔 영문을 몰라 되묻었더니 ‘육지엔 정말 스펙과 역량이 뛰어난 친구들이 많아 조금 괜찮아 보이는 곳에 도전을 해보면 기를 눌리게 하는 애들이 너무 많다‘는 말이었다.

제주는 신화역사공원 등 관광관련 대규모 산업체에서 제주 청년들을 많이 채용하고 있고 제주 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양질의 일자리들을 창출해 내 이와 같은 고민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나 못 다한 이야기 있으면 자유롭게 해 주세요.

-. 20대의 꿈은 무엇이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꿈을 꿀 수 있음이 얼마나 가슴 설레는 것인지 저처럼 공부를 늦게 시작하면 더욱더 실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없는 한계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한 ‘인연’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엔 살아가면서 더욱더 피부에 와 닿습니다.

꿈과 희망을 놓지 않고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젊은 청년들에게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효 연구원은 전형적인 제주의 바람을 이기고 우뚝 선 해녀정신으로 제주의 가족을 먹여 살리는 그 어머니 같은 존재처럼 외유내강의 소유자라고 느꼈다.

늘 웃는 미소로 대화를 하면서도 자신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온밤을 세우며 관리하는 것을 보고 존경할 만한 우리 제주인의 한사람이라 생각된다.

앞으로도 김 연구원의 앞날에 축복을 기원해본다. 그 사람의 정상은 그 사람이 꿈을 꾸는 만큼 올라갈 수 있음을 느끼는 아주 기억되는 시간이었다.

■ 김효 프로필

△필명 연지(蓮智)
△아호 일월(日月)
△출생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동수동)
△연락처 010.8661.6735
△e-메일 0810hyo@hanmail.net
△현재 제주대학교 GIS센터 선임연구원
△제주대학교 관광개발학과 외래교수
△백봉정치문화교육연구소 제주지역위원
△사)한국경호무술협회 총재
△제주사랑청년연합회 공동대표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 문화체험 전문위원
△주소 제주시 제주대학로 102 제주대학교 경상대1호관 01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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