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블 IN 제주](9)양을순 띠앗합창단 단장
“목소리만 내면 다할 수 있는 소통의 하모니”

제주인 뉴스는 ‘음지에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분야에서 장인 정신을 갖고 활동을 하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제주인을 만나보는 시간을 갖는다.

진정한 제주인은 어떤 사람인지 이 기회를 통해 음미해보면 살아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 기대해본다. 제주도내 최고의 진가를 발휘하며 전국적으로 알려진 도내 장애인들로 구성된 띠앗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양을순 단장을 어렵사리 만났다.
앞으로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 제주인 뉴스는 ‘음지에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주제로 장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양을순 단장을 만났다. ⓒ제주인뉴스

양을순 단장은 지난 2월 1일 2018 띠앗합창단 정기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돼 단장직을 벗었다. 이 인터뷰는 총회 직전 합창단 연습실인 성안교회 지하카페에서 만나 그간의 단장직에 대한 책임감에서 벗어나 홀가분하면서 직전 단장으로서 다시 합창단을 이끌어가는 신임단장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소회를 들어봤다.[편집자주]

지난해부터 뜨겁게 달구고 있는 분위기는 단연 합창단이다. 주위에서 합창단들이 창단되고 단원들을 모집하는 것을 보면서 요즘 추세는 단연 합창단이 인기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기자는 초창기 몇 년 전부터 알고 있던 띠앗합창단의 활약상을 종종 소식을 접하면서 단장을 인터뷰하고 싶어 몇 번의 시도를 했지만 서로가 시간이 맞지 않았다. 결국 해를 넘기고서 새해를 맞이해 처음 연습을 한다기에 성안교회 지하 연습실 옆에 위치한 카페에서 양을순 단장을 만날 수 있었다.

먼저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기다리고 있던 차에 양을순 단장이 곱게 화장하고 휠체어를 타고 안으로 들어왔다.

▲ 제주인 뉴스는 ‘음지에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주제로 장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양을순 단장을 만났다. ⓒ제주인뉴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본인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안녕하세요? 저는 2016년~2017년까지 장애인어울림 띠앗합창단 단장을 맡아 “이 단체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하나?”하고 많이 긴장하고 어리둥절했으나 많은 띠앗단원들이 밀어주고 이끌어줘서 단장임기를 올해 2월초에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어울림 띠앗합창단은 2011년 3월에 여성장애인을 중심으로 창단되어 현재는 여성과 남성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루며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합창단 남녀 구성원들의 상황은 어찌 되나요?

-.띠앗합창단 단원들은 다방면으로 여러 색의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지체장애, 뇌병변, 간장애, 지적장애, 신장장애, 사회복지사 등이 함께 구성돼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아름다운 하모니를 배우면서 다시 표현해서 새로운 모습을 만들고 싶어하는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입니다.

▲ 제주인 뉴스는 ‘음지에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주제로 장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양을순 단장을 만났다. ⓒ제주인뉴스

#현재 활동하는 합창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우리 장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은 2011년 창립년도부터 계속 진행해온 사업이 있습니다.

그것은 도내 사회복지시설에 어르신들을 찾아가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지요. 어르신들을 모시고 미리부터 준비한 합창 등 행사를 진행하다보면 단원들은 각자 부모님들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도 따뜻해지며 목이 메여 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부모님 생각도 해보는 시간도 갖게 돼 좋은 분위기로 이어지죠. 더욱 사명감을 느껴 단원 모두 결속이 이뤄지기도 하고요.

#합창단원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 등이 있을까요?

-.아니요, 전혀. 노래하는 데 특별한 자격은 없어요.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이 있거나 노래를 사랑하고 장애인들과 같이 어울리며 가슴 따뜻한 마음을 가지면 됩니다. 저희 합창단은 언제든지 함께 하실 분이 계시면 연락을 주시면 대환영입니다.

#지금 합창단 단장 외 본인이 하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사실 방과후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도내 중학교, 고등학교, 사회복지 시설에서 한지공예, 퀼트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평소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서 취미로 배웠더니 강사자격증도 자연스럽게 땄죠.

몸은 불편하지만 손은 아주 건강해서 자격증을 받아 수업을 진행하는데 수강생들이 정말 재미와 흥미를 갖고 가방하나라도 만드는 데 더 배우려하는 모습들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껴질 때가 많지요.

(양 단장은 현재 하체가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움직이고 있는 상황인데 강사 역할까지 한다는 것에 더욱 놀라웠다)

▲ 제주인 뉴스는 ‘음지에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주제로 장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양을순 단장을 만났다. ⓒ제주인뉴스

#합창단을 하며 가장 행복했거나 보람됐던 기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듬어지지 않은 많은 아마추어들의 목소리가 듣기가 거북스러웠는 데 연습에 매진하고 열중하다보면 아름다운 꾀꼬리 같은 소리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볼 때엔 전율이 일 때도 있어요.

또 그렇게 연습을 통해서 많은 지인들과 관중들을 모시고 정기연주회를 개최해서 큰 결실의 수확을 이룰 때 ‘사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하는 가슴 벅찬 행복감과 보람을 느낍니다.

#장애인합창단은 어려움이 많으실 텐데 일을 하며 힘들었던 점이 있나요?

-.사실 띠앗합창단 구성원들이 매일 노래연습만 하고 보수를 받는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분들이 아니라 타 행사에 찬조출연 등 섭외가 왔을 때 단원들에게 많이 미안합니다.

또 합창단이라 많은 단원들이 같은 시간에 함께 모여 동시에 연습이나 공연을 해주면 좋지만 나름대로 직장인들도 많아서 어느 정도 합창할 수 있는 인원동원 등 그런 점이 다소 힘들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단원들이 자기 직장에서 시간을 안배하며 합창단원들에 폐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고맙지요.

▲ 제주인 뉴스는 ‘음지에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주제로 장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양을순 단장을 만났다. ⓒ제주인뉴스

#휴무거나 휴일 등 기타 시간에 취미활동은 무엇으로 소일하나요?

-.저는 사실 욕심이 많아서 다양하게 살고 싶어요. 보시다시피 팔 힘이 강해서 제주특별자치도장애인론볼연맹에 선수로도 활약하고 있어요.

론볼은 잔디 경기장에서 볼을 굴려가며 행해지는 스포츠로, 장애인이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정적인 경기이다. 론볼(Lawn Bowling)이라는 명칭은 잔디에서 볼을 굴린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론볼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정적인 운동으로 2016년에 전국장애인체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의 성적을거두기도 했다고 밝혔다.

론볼은 영국과 영연방을 중심으로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을 계기로 전국대회 및 국제 교류전을 해마다 실시하는 등 재가 장애인 및 고령 장애인들의 참여를 유도함과 동시에 남녀노소 비장애인들에게도 널리 보급되어있는 경기이다.

론볼은 야외에서 하는 경기이며 상대의 전략에 대비하는 냉철한 판단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지적이고 상대선수에게 예의를 지키는 신사적인 경기이다.

-그만큼 바빠서 주말에는 한림에 소재한 론볼경기장에서 맑은공기를 마시며 동료 선수들과 게임을 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 제주인 뉴스는 ‘음지에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주제로 장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양을순 단장을 만났다. ⓒ제주인뉴스

#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나 못다한 이야기 있으면 자유롭게 해 주세요.

-.현재 띠앗합창단은 50여 명의 많은 단원이 활동하고 있는 제주도에서 자랑할 만한 합창단입니다. 처음에는 미약했지만 각자 나름대로 좋아하는 노래를 하면서 많은 인원이 참가해서 좋은 면도 있지만 불편한 점도 많지요.

솔직히 말하자면 경제적인 면이 많이 미흡합니다. 일반 합창단도 운영하다보면 의상비, 관리비, 운영비, 지휘자, 반주자 비용 등 막대한 지출이 들어가는 데  저희는 그러한 면이 턱없이 부족하죠. 또 단원 중에 직장이 없는 장애인이 많다보니 경제적 어려움이 제일 많지요.

이제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인해 여기까지 왔지만 앞으로 개인적인 욕심이지만 정기적인 후원자님들이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그러기엔 어엿한 단체로 거듭나서 더욱더 사회에 봉사하는 일밖에 없는 데 혹시 후원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계시면 꼭 연락주세요.

▲ 제주인 뉴스는 ‘음지에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주제로 장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양을순 단장을 만났다. ⓒ제주인뉴스

#지금까지 시간내줘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더욱더 좋은 선율로 제주도의 얼굴이 될 것을 기원하며 합창단이 가는길에 영광의 발자국만 찍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꾸밈없는 양 단장의 얼굴에서 합창단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 인터뷰가 거의 끝날 즈음 합창단원 동료 두 분이 카페에 들어와서 합석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상대방이 장애인이라고 멀리하는 편견은 가장 나쁜 편견이고 나를 병들게 하는 것임을 생각해봤다.  커피를 마시다보니 다시 연습할 시간이 다 돼서 후일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돌아왔다.

사람은 왜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에 대한 해답을 얻은 것 같아 계단을 올라오면서도 발걸음이 가벼웠다. 

■장애인어울림 띠앗합창단 걸어온 길

*2011.03 띠앗합창단 창단
*2012.06 2012제주장애인 문화예술제 참가-최우수상
*2012.12 ‘12전국장애인 합창대회 제주대표 참가-문화체육장관 특별상
*2013.12 ‘13 전국장애인 합창대회 –동상
*2014.09 ‘14제주사회복지 합창대회 –금상
*2014.12 ‘전국장애인 합창대회 –금상
*2015.08 KBS광복70주년 국민대합창 ‘우리歌’ 출연
*2015.12 전국장애인합창대회 -동상
*2016.10 제3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제주선수단 결단식 공연
*2016.11 2016전국어울림합창 페스티벌 출연
*2017.03 제주장애인체육회 창립 10주년 기념식 특별출연
*2017.07 2017 '띠앗'음악캠프 1박2일 -우도
*2017.10 2017 제주아트센터 기획공연 '사랑의 하모니'출연
*2017.10 2017 생활예술동호회 페스티벌 출연

▲ 제주인 뉴스는 ‘음지에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주제로 장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양을순 단장을 만났다. ⓒ제주인뉴스
▲ 제주인 뉴스는 ‘음지에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주제로 장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양을순 단장을 만났다.(사진 가운데 양을순 단장) ⓒ제주인뉴스
▲ 제주인 뉴스는 ‘음지에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주제로 장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양을순 단장을 만났다. ⓒ제주인뉴스
▲ 제주인 뉴스는 ‘음지에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주제로 장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양을순 단장을 만났다.(사진 가운데 양을순 단장) ⓒ제주인뉴스
▲ 제주인 뉴스는 ‘음지에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주제로 장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양을순 단장을 만났다. ⓒ제주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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