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남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

▲ 강철남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 ⓒ제주인뉴스

5월 가정의 달, 청소년의 달이다. 이런 즈음에 놀라운 소식이 먼저 들린다. 지난 19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15세 학생 54만명을 설문조사한 <학생웰빙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10점 만점 중 6.35점으로 조사한 회원국 72개국 중 71위를 차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유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주 학습시간이 일반 노동자들의 근로시간 40시간보다 많은 49.4시간으로 1위였다.

수학과 읽기 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학업성적을 얻었지만, 설문을 조사한 학생 중 75%가 학교 성적에 대해 걱정했고, 22%는 삶의 만족도가 4점 이하로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 운동량은 최하위였고, 일조량, 수면시간에 있어서도 가장 적었다.

이 수치만 봐도 우리나라의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이러한 혹독한 교육환경은 단지 그 교육제도의 문제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초등학교 입학 후 심리치료기관이나 정신과 진료를 받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고, 중고등학교에 가서는 우울증세를 호소하는 학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청소년 흡연율과 자살증가율이 전세계 1위라는 점은 이러한 점에서 이해도 될 만하다. 더불어 오늘날 흑수저와 금수저, 헬조선, 청년들의 실업 문제는 더욱더 이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우리 아이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인생에 있어서 많은 실수들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그 실수는 인생에 있어서 씻을 수 없는 과오로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출, 범죄, 비행 등의 행동에 대해 제도적으로는 그들을 보호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아 힘들기만 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삶이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처럼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사회는 아직도 학생일 때 남들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에 따른 많은 학습시간을 늘릴 것과 놀고 쉴 수 있는 시간을 줄일 것을 요구한다.

더불어 청소년기 누려야 할 친구들과의 우정, 놀이, 여가생활, 취미 등 다양한 삶에 대한 경험들을 대학생이 되면 다 할 수 있다고 미룬다.

‘맛있는 것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는 말처럼 행복도 같다. 행복해 본 사람이 행복이란 것을 안다. 아동 청소년기에 행복한 삶을 살아야 성인이 된 이후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아이들에게 행복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정에서는 부모님이 자녀들의 선택을 중요시하고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스스로 깨닫고 느낄 수 있도록 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삶의 주체성을 찾고 행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우리사회는 좀 더 아이들에게 관대하고 그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학교가 있어야 하고 지금처럼 학생을 학업성적중심으로 평가하는 제도는 점차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우리의 교육의 현장은 아이들에게 행복을 가르치는 가르침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가정의 달 5월, 사랑의 달 5월, 우리아이들이 모처럼 떠들고 웃으며 가족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잠시라도 쉬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아가 우리 아이들을 위한 좋은 소식들이 가득한 5월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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