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제도 문제 인식하는 접근이 필요한 시점"
"비운의 말년 대통령 직업 보면 안타까워"

▲ 19대 대선주자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 (좌로부터) ⓒ제주인뉴스

우리나라가 대통령 선거로 나라가 시끄럽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퇴진으로 인해 빨라진 대선 시계로 인해 온 나라가 대통령 선거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당권을 잡기위해 탄생한 정당들의 난립 속에 그 정당들의 대표주자들은 자기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홍보에 여념이 없다.

그 어느 때보다 대통령 선거에 많은 이들이 출마하는 것을 보고 서민들은 스스로 ‘대통령감이다,’ ‘아니다’를 판가름하면서 나름 호감이 가는 후보자나 혹은 정당소속의 후보자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 헌정사 70년에 11명의 대통령이 있었다. 유독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비운의 대통령이었고 평탄치 않은 말년을 보냈다.

초대 이승만은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4·19혁명에 밀려 하야하고 망명지에서 별세했다. 윤보선은 내각제의 대통령으로 5·16 쿠데타로 물러났고, 박정희는 장기 집권 끝에 부하에게 총 맞아 사망했고, 전두환과 노태우는 퇴임 후 감옥살이를 했으며 노무현은 퇴임 후 자살했다. 그리고 박근혜는 임기 중 탄핵으로 파면되고 재판이 예정됐다.

그런 와중에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이제 19대로 이어진다. 그렇게 비운의 말년을 보내는 대통령이라는 직업을 보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다고 해도 과거와 현재에 비춰 미래를 예측한다면 그 역시 비운의 결말에서 벗어날 수 없을지 모른다. 우리 자신을 과감히 바꾸지 않는 한 오늘의 정치적 정체와 권력적 독선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면서 왜 유독 우리나라는 '대통령 병(病)에 걸렸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나름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것은 우리나라 국민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거 농공상의 계급사회를 배척하고 출세를 지향하는 국민들의 욕망과도 같은 맥락이다.

출세란 곧 돈을 버는 것보다 관직에서 최고로 올라가면 출세했다고 단정했다. 물론 그 말이 맞는 말이지만 그 말이 적용되기 위해선 시대가 한참 지났다

과거 며느리가 결혼해서 자식을 얻는데 조상들은 남아선호사상이 유독 강했다.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입버릇처럼 ‘대통령감이다’, ‘장군감이다’라는 말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칭찬을 해줬다. 어릴 적부터 그런 기대감속에 살아온 자식들은 출세에 대한 강한 욕구가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를 보면 직업에 대한 귀천이 없음을 우리는 느낄 수 있다. 물론 로열패밀리(royal family) 가족이 탄생도 있지만 일반 국민들이 자기의 직업에 대한 확신을 갖고 살아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역경에 처해 있다. 국민의 마음을 보듬어 줄 지도자가 없다. 국민을 두 패의 성향으로 만드는 분열주의자와 국민 앞에서 겸손하기는커녕 안하무인격인 정치인만 있는 기회주의자들만 눈에 띈다.

마치 대통령이 다 된 듯이 군림하는 대선후보들의 비전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감언이설로 '대통령병(病)'에 걸린 모습만 보인다. 그리고 법과 제도도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의 문제가 '대통령'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고 '대통령제도'에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언제쯤 임기를 마친 대통령이 온전히 청와대를 떠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인가.
위대한 대한민국의 이 땅에서 활짝 웃으며 청와대를 떠나며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아쉬움과 고마움에 배웅해주며 손을 잡아주는 광경을 볼 수가 없는 지.

사실 대통령이 되면 외로워야 하는 데 외롭지가 않아서 문제를 야기한다. 정사에 신경 안 쓰고 다른데 신경을 쓰면 나라는 보이지 않는 사이 좀 먹는 것이다.

지도자는 외로워야 한다. 고독해야 한다. 엄청난 판단과 결단이 필요하기에 외롭고 고독한 직업이다. 그러한 직업을 우리 부모들은 대통령감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자꾸만 경쟁심을 유발시켰다.

행복은 우리 주위에 많이 있지만 행운은 주위에 한참을 기다려야 찾아온다. 그러한 행운을 찾기보다 즐거운 행복을 즐기며 사는 삶이 바른 삶일 것이다.

장미대선이라는 시간이 점점 열차를 타고 달려오듯 다가온다. 지금 벚꽃의 꽃잎이 새로운 이파리의 탄생을 위해 먼저 떨어지는 것처럼 우리의 정치, 법과 제도도 빨리 보안하고 수정해야할 시기다. 그것은 여야, 진보와 보수 등을 따지며 할 시간이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벚꽃은 서서히 떨어지고 장미꽃이 활짝 피어나려한 이 시기에 대통령감이라는 사람들의 큰 선택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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