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로 마키아벨리 (Niccolò Machiavelli)

Written by 고평석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조건에 대한 책은 많다. 다 그럴싸한 내용이고 일리가 있다. 오늘 소개할 책 역시 그렇다. 하지만 조금 더 와 닿는 항목이 있다. 왜 그럴까? 다른 책들에 비해, 이 책에 나오는 10가지 항목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적어도 한 대통령에게 1~2가지 항목은 해당된다. 반대로 해당되지 않는 항목에 대해 ‘아차!’ 싶은 마음도 든다.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10개의 조건을 알아보았다. (책 ‘대통령은 없다’(월러 R 뉴웰 저)에서 발췌하여 요약)

1. 성격이 두뇌보다 낫다. – 적어도 정규교육보다는 낫다.

링컨은 정규 대학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뛰어난 인성을 지녔고 확실한 비전이 있었다. 국민 통합의 적임자였으며 미국을 위대한 국가로 한 단계 도약시켰다. 저자는 그에 비해 닉슨 대통령과 카터 대통령은 가장 지적이었지만 순탄하게 대통령직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2. 감동적 수사법이 필요하다. – 다만 적당해야 한다.

루스벨트는 그 유명한 말을 남겼다.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오로지 두려움 그 자체다.” 아주 쉬운 수사법을 사용하여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도자, 특히 대통령의 화법은 이래야 한다.

3. 도덕적 확신이 필요하다. – 다만 적당해야 한다.

저자는 마키아벨리의 말을 인용한다. “선하지 않은 세상에서 항상 착하게 행동하려는 사람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 카터 대통령은 품위 때문에 소련 아프가니스탄 침공이라는 대가를 치렀다. 링컨은 반대였다. 노예 즉각 폐지론자들에게 링컨은 타협론자라고 늘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오히려 폐지론자들이 해내지 못한 노예제 폐지를 달성했다.

4. 리더는 시대의 구체적 표현이다.

존 몰리는 미국 테오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에 대해 “알다시피 루스벨트는 미국인이 아니다. 그는 미국이다.”라고 말했다. 시대 정신과 대통령은 맞물려야 한다. 대중과 잘 어울려야 하고, 그래야 국민 마음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5. 리더는 두세 개의 주요 목표가 있어야 한다. 너무 많은 목표는 필요 없다.

여러 목표를 말하면 흐뭇할 수도 있다. 많이 아는 것 같고, 관심 분야도 다양해 보여 여러 일을 해결해 줄 것처럼 느껴진다. 실상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저자는 레이건 대통령 예를 든다. 레이건의 목표는 겨우(!) 두 가지였다. 국외에서의 군사적 우위 확보와 국내 기업가 정신 고취였다. 레이건은 명확한 목표 없이 사소한 부분까지 관리하려 한 카터 대통령과 비교되었다. 결국 레이건은 이 두 가지 목표를 달성했다.

6.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은 지도자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 내에 목표를 완수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이 건강이 안 좋아질 수도 있다. 다만 저자는 이 경우 세상에 행운으로 작용하는 때도 있다고 말한다. 소련 강경 보수파였던 유리 안드로포프 서기장이 갑작스럽게 죽으면서, 공백기에 개혁파, 소장파였던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권력을 잡게 된 예를 든다.

7. 역사가 지도자를 선택한다.

지도자는 운이 따라야 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성공한 지도자가 되는 것도 역사와 호흡이 맞아야 가능하다. 저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모든 성공적인 정치적 경쟁에서 마법과 같은 순간이 언제나 온다. 후보자가 절묘하게 시대정신과 맞물리면서 나타나는 추진력은 우리에게 마법을 선사한다.” (책 ‘대통령은 없다’, 월러 R 뉴웰 저)

8. 위대한 지도자는 권력욕이 강하다. – 그러나 지나치게 강하지는 않다.

권력욕이 강해야 하지만, 또 한편으로 너무 강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사람들이 부담을 느낄 정도면 오히려 마이너스란 의미다. 저자는 닉슨과 힐러리 예를 든다. 닉슨 대통령은 대통령 직에만 관심이 있었고 권력욕이 엄청나게 강했다. 막상 대통령이 되고 난 후에 만족감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과거의 사소한 일에 대해 괴로워했고 사람들에게 무시 당한다는 느낌이 되살아났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닉슨은 파멸의 길을 선택한다. 힐러리 클린턴도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지나치게 권력과 승부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저자는 쓴다. 국민에게 부담을 주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2016년 대선 전에 쓰인 책이라 2008년 이야기만 나와있다.

9. 위대함은 사악함의 이면일지 모른다.

위대한 지도자와 사악한 지도자가 한 끗 차이란 의미다. 조금 무섭기도 하고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저자는 독일의 히틀러 예를 든다. 심지어 1935년까지 영국의 처칠이 독일 히틀러가 최악의 지도자일지, 훌륭한 지도자일지 확실히 알지 못했었다고 말한다.

10. 위대한 지도자는 앞서 언급한 9가지 교훈 모두를 무시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저자는 정치의 본질 때문에 10번이 성립된다고 말한다. “정치에서 확실한 것은 한 가지 밖에 없다. 바로 불확실성이다.” (책 ‘대통령은 없다’, 월러 R 뉴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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