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 명품 여행지 하늘길-나바론절벽
추자도하늘길/용듬벙~말바위~등대전망대  

 한 이틀 추자도의 올레길을 걷고 완주를 했다는 표현을 하기에는 감히 섣부른 착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레길(18-1)과 해안 누리길로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면서 만나야 할 곳들이 더 있다.추석산 탐방로를 비롯하여 부분적으로 추가가 된 곳이 있고 숨은 볼거리들도 기다리고 있다.특히나 나바론 절벽으로 알려진 해안 위를 지나는 하늘길의 탄생은 꿈의 능선이고 로망의 탐방로라 할 수가 있다. 어디인들 한두 번으로 완전정복의 꿈을 이루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이런 상황의 추자도는 더 그런 섬이다.나바론 절벽은 가히 설명과 표현의 한계가 따를 정도이다.용듬벙이라 부르는 바위를 거슬러 올라 바라보는 해안 절경은 가히 탄성과 감탄을 올인해도 될 법하다. 나바론 절벽은 돈대산, 추석산 등과 더불어 추자를 대표하는 큰산에서 독산의 해안으로 이어지는 급경사면 기암을 말한다.깎아지른 듯이 이어지는 절벽이 해안으로 이어지면서 길게 뻗어간 산 체의 모습은 그야말로 경이로울 따름이다. 신이 만들고 자연이 다듬어 놓은 예술품이며 세월이 치장을 해 놓은 명품이다.이 절벽은 오래전에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에 나오는 요새를 빗대어 붙여졌다. 고전의 나바론 요새는 리 톰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그레고리 펙 등이 열연한 명화로 잘 알려져 있다. 추자도를 찾은 낚시꾼들에 의하여 입소문으로 퍼졌고 섬주민들도 그대로 받아들여 지금의 상황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수직 절벽은 스릴이라는 표현을 넘어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아찔한 장면이 이어지면서 전율을 느끼게 한다. 어쩌다 청정 바다가 화를 내는 날에는 물보라쇼가 함께 펼쳐지면서 장관을 연출한다.나바론 절벽을 통과하는 정상부의 탐방로를 하늘길이라고도 명칭을 정했다.더 이상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는 그럴싸한 표현이다. 아찔한 절벽의 정상부를 지나는 과정에서 경사가 이어지는 절벽과 해수면과의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이와 같이 정한 모양이다.

추자 등대 옆을 통하여 큰산을 경유하며 나바론 절벽 정상에 도착할 수 있지만 반대편인 등대 전망대나 독산으로도 갈 수가 있다. 물론 기회가 되어 배를 타고 바라본다면 더한 운치와 놀라움을 금치 못 하겠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또한 실제 절벽 위를 걸으면서 아찔한 상황에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용듬벙(용둠벙) 올라 옆에서 바라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늘길을 오르기 전에 반드시 만나야 할 곳. 용듬벙을 빼고 나바론 절벽 위를 걷는 것은 위대한 실수이고 어리석은 착각이다.

우선은 용듬벙에 올라 절벽과 하늘길의 일부를 바라보는 것이 순서이다. 해안가 바위로 이어지는 곳을 따라 묵재 데크로 탐방로가 구성이 되어 있어 안전하게 오를 수가 있다.

경사가 있기는 하나 거리가 짧은 편이어서 한 번에 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이 그리 급한지 오르던 중에 걸음을 멈춰 이내 고개를 돌리게 되었고 눈 맞춤이 이뤄졌다. 나바론 절벽과 더불어 방향을 돌리면 봉글레산 기슭 아래부터 시작이 되는 바다 호수가 볼품을 더해준다.

양식장으로 활용이 되는 부분조차 하나의 치장 물이 되어 눈을 빼앗는다. 좁지롱한 바다향을 실은 추풍은 시원함보다는 차라리 추울 정도의 느낌이지만 그래도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오르는 과정은 안전한 구성으로 되어 있어 별문제가 없다. 정상 가까이에 전망대를 겸하는 공간까지 만들어진 것은 최고의 선물이다. 목재 데크 주변은 유난히도 돈나무와 사스레피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오르는 과정에 거친 숨소리를 내게 되지만 일부러 크게 심호흡을 하니 사스레피 향이 풍겼다. 퀴퀴하고 지린내처럼 풍기지만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기에 몇 차례 더 훔쳤다.

용듬벙 전상 전망대.무엇이 그리 급한지 배낭을 벗어던지고는 이내 눈 싸움을 시작했다. 길게 뻗어나간 나바론 요새가 펼쳐졌다. 하늘길 아래의 나바론 절벽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를 품은 기암 절경이 우리의 시선을 빼앗은 속도는 그리 오래지 않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제히 탄성과 환호를 질러댔다. 초면도 아니건만 더한 감동이 벅차 오른 것은 얼마 후 만나게 될 하늘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으리라.

화창한 날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시거리는 일품이었다.평온하고 여유롭게 선상낚시를 하는 어선들은 주변을 치장하는데 일익을 했다. 두 눈을 크게 뜨지도 않았 건만 제주도 역시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오래도록 바라보지는 않았지만 나바론 절벽은 이내 나를 제압해버렸다.다소 떨어진 곳이며 눈 높이를 같이 했지만 그 위엄을 이겨내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다.

용듬벙은 절벽과 기암이 자리한 곳에 용이 산다고 하여 붙은 명칭이라고도 하고 그 외 달리 구전되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사실상 꼭대기는 아니며 오를 수 있는 정상이며 전망대이다. 조심스럽게 경계표지 가까이까지 다가가 우뚝 솟은 정상 봉우리를 살폈다. 경계를 포함하는 데크가 설치되었으나 내친김에 살짝 넘어가 외벽을 바라봤다.

어디에서 용이 출몰을 했다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행여 정상 지기인 이 바위가 용의 분신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찔하고 현기증이 느껴질 정도의 벼랑이 길게 이어진다. 바위 자체는 미끈하게 이뤄졌지만 가파르고 수직형으로 이어져서 오래 바라볼 수가 없었다.

한라산을 포함하는 제주도가 보이는 때문에 몇 번이고 눈길이 갔다. 제주항을 출발할 당시에 그렇게도 바다가 화를 냈지만 언제 그래냐는 듯 평화롭고 고요해졌다. 특히나 나바론 절벽이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때문에 차라리 호수라고 할 정도였다. 다음 여정을 위하여 자리를 뜨기 전까지 그 풍경에 취할 수밖에 없었다.

나바론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하늘길은 반드시 용듬벙을 거쳐야 한다. 바야흐로 하늘길을 오를 차례이다. 봄날에 공사 중이었던 과정을 너무나 잘 기억하고 있고 올해가 가기 전에 반드시 다시 찾으리라는 다짐을 했었다. 그런 만큼 누구보다도 더한 기대와 설렘이 다가올 수밖에 없다 

잘 구성이 된 계단로를 따라 오르게 된다. 경사가 있는 만큼 심호흡도 점차 거칠어지지만 하늘길을 향한 걸음은 속보를 방불케 했다. 아직 더 높은 곳으로 이어지지만 잠시 선 채로 눈을 돌리니 용듬벙과 주변 풍경이 들어왔다. 이미 눈 높이를 달리하는 만큼 내려다보는 기분은 오죽하겠는가.

딱히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높은 지대를 거쳐 이동을 하다가 벼랑으로 이어지는 곳을 지나게 된다. 수직에 가깝게 해안으로 펼쳐지는 절벽은 눈 맞춤조차 버거울 정도이다.과연 하늘길이다.이보다 더한 명칭을 붙일 수는 결코 없다. 바다를 품은 산 체의 꼭대기를 따라 걷는 기분은 가히 하늘길을 걷는다는 표현이 어울려 보인다.

말바위.입구의 안내판을 통하여 위치를 파악한 만큼 이를 찾아내는데 별 어려움은 없었다. 영락없는 말의 머리 모습이다.

행운이 따랐다.이보다 더 좋은 날씨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봉글레산 너머로 섬들이 보이고 맑은 가을 하늘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수령섬과 악생이여가 뚜렷하게 보이고 추포도와 횡간도 등 주변 섬들도 사정권 안에 확실하게 들어왔다. 약하게 불어오는 해풍은 오르는 동안 이마에 맺힌 땀을 식혀주기에 너무 충분했다. 입으로 질러야 할 탄성은 모처럼 호강하는 두 눈이 맡아 할 바를 다 했다. 

용듬벙은 이미 점차 멀어져 가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그림들이 펼쳐진다. 정교한 구성도 아니 건만 이동하는 내내 대체로 안전하게 길이 이어지면서 때로는 바위가 있는 곳을 만나고 더러는 자연의 흙길도 있으며 안전을 위한 시설물로 계단도 따르게 된다.큰산의 경계를 지날 즈음 방향을 바꾸니 상추자항과 마을이 눈앞에 펼쳐졌다. 주변의 유. 무인도는 물론이고 보길도까지 훔칠 수 있었다.아~~하늘이여섬이여바다여......너무 좋은 날씨는 내내 과분함을 느끼게 했다.      

이따금 숲길도 만나게 된다.친환경 매트로 단장이 된 좁은 길은 참 운치가 있고 환경의 변화에 일익을 했다. 유난히도 많이 만나는 사스레피나무는 익숙한 식물인지라 반갑기도 했다. 시기적으로 특유의 사스레피향을 뿜지는 않았지만 애써 코끝을 내밀어 킁킁대보기도 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하늘길 탐방로는 정말 멋진 구성으로 이뤄졌다.전망을 포함하는 풍경이야 한계가 있다지만 환경의 변화가 이뤄지는 길목들은 차라리 작품이라 하고 싶었다. 딱히 정해진 곳은 없지만 몇 발자국을 옮기면 전망터가 나오고 쉴만한 공간이 있으며 풍경도 달리하곤 했다.

늘길 아래로 이어지는 절벽은 수직에 가깝다.용듬벙 근처까지 이어지는 벼랑을 따라 해안을 바라보니 현기증을 느낄 정도였다. 실로 신이 만들고 세월이 다듬어 놓은 예술품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이번에는 하추자의 일부 해안과 섬들을 가까이서 만나게 되었다.묵리 고개를 따라 처녀당으로 가면 바로 앞에 보이는 섬생이 섬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 옆 낙조의 촬영 포인트로 잘 알려진 수영여 역시 봄날의 방문을 떠올리게 하는데 한몫을 했다. 줌을 좀 더 당기니 제주도의 모습도 뚜렷하게 담겼다.

산 체의 자연 길에 진입을 하니 등대전망대가 보인다.추자도의 명물 중 하나이며 올레길과 해안 누리길 탐방을 통하여 익히 아는 곳인지라 반가웠다. 사전에 숙지를 하면서 하늘길의 기점에 가까운 곳임도 알고 있었다.

용듬벙과 나바론 하늘길은 당일치기 여정으로 가능하다.

​제주도 또는 해남(우수영)이나 완도를 기준으로 할 때 오전과 오후에 각각 추자도를 경유하는 여객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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